꼴찌 넥센, 삼성에 '고춧가루'

입력 2011-06-25 01:15

꼴찌 넥센이 1위로 도약하려는 삼성에 매운 고춧가루를 뿌렸다.

넥센은 2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유한준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9대 5로 승리했다. 넥센은 이로써 2연패를 마감하고, 7위 한화에 3.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삼성은 이날 패배로 4연승 행진을 멈췄다. 또 다른 3경기가 비로 모두 취소된 가운데 SK를 제치고 1위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삼성은 전날까지 SK에 승차없이 단 3리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만약 이날 승리했다면 삼성은 지난 2006년 6월9일 이후 무려 5년 8개월여만에 6월에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또 3위 KIA에 1.5게임 차로 쫓기게 됐다.

넥센은 경기초반부터 방망이가 폭발하며 승리를 예감했다. 넥센은 0-0으로 맞서던 3회초 무사 만루에서 유한준이 삼성 선발 카도쿠라 켄의 3구째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기는 120m 짜리 그랜드 슬램을 터트리며 4-0으로 앞서갔다. 올 시즌 15번째이자 역대 566번째 만루홈런. 유한준 개인으로서도 올시즌 첫 마수걸이 홈런이자 개인 통산 3번째 만루홈런이었다.

넥센은 이어 7회초 5-3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코리 알드리지의 적시타와 오윤의 싹쓸이 2루타를 묶어 4점을 더 도망가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리투수는 7회말 나와 1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은 송신영에게 돌아갔다.

반면 삼성은 안타수에서 13대 11로 앞섰지만 집중력에서 뒤지며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지난달 18일 완봉승을 거둘 정도로 넥센에 강했던 카도쿠라는 이날 4⅔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포함) 5실점으로 난타당하며 5패(5승)째를 당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