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트리폴리 탈출 신중 검토

입력 2011-06-24 21:58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수도 트리폴리에서 달아날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안보분야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카다피는 트리폴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수도 탈출을 검토한다는 정보를 미 백악관과 안보 관련 기관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카다피의 탈출 시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며 당장 수도를 떠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날 가능성은 낮으며 리비아 내 여러 은신처에 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카다피가 수도를 떠날 것이라는 정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에 비해 신빙성이 낮았다는 설명이다. 미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카다피가 트리폴리에서 달아난 뒤 일어날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 간 최후의 결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2월 카다피를 비난하고 사퇴한 이브라힘 다바시 전 유엔 주재 부대사는 “서부의 반정부 세력이 몇 주 내 트리폴리를 공격할 것 같다. 산악 지역에 있는 반정부 세력이 유리해 7월 안에 정권이 종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 측 태도 변화가 리비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 간 협상 진전의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반정부 세력 측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를 국외로 추방시키지 않고 국내에 유배시키는 것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카다피와 그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군정보기관 책임자 압둘라 알사누시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27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