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메아리’ 3災 몰고오나… 6월 25일 상륙 전국 물폭탄 예고

입력 2011-06-25 01:08


5호 태풍 ‘메아리’가 곧바로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우리나라를 찾는 이번 태풍은 장마전선과 맞물려 전국에 큰 비를 뿌릴 전망이다. 태풍과 장마가 몰고 올 비바람에 구제역 매몰지와 4대강 공사현장은 비상이 걸렸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이 태풍을 타고 한반도에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24일 오후 9시 현재 태풍 메아리가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3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6㎞로 우리나라를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심 기압 980헥토파스칼(h㎩), 최대 풍속 초속 31m인 중형 태풍이다. 태풍은 26일 오전 3시쯤 제주도 서귀포 서북서쪽 190㎞ 해상에 도달한 뒤 서해를 따라 이동하겠다. 26일 오후 9시쯤에는 전북 군산 북서쪽 150㎞ 부근까지 접근한 뒤 경기도 북부지방에 상륙할 전망이다.

장마전선과 함께 오는 태풍은 ‘물폭탄’을 터뜨릴 수 있다. 수분이 많은 남쪽의 따뜻한 공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이는 장마전선에 힘을 보태 거대한 비구름대를 만든다.

기상청은 충북 보은에 호우경보, 강원도와 충남 아산, 충북 청주, 전북 군산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11시 현재 충남 보은(278.5㎜)·보령(210.0㎜), 강원도 정선(227.5㎜), 대전(242.5㎜) 등에 200㎜ 이상의 큰 비가 내렸다. 25∼26일에도 전국에 돌풍이 불고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린다. 강수량은 전국 대부분 지방이 70∼200㎜지만 300㎜를 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700여곳에 달하는 구제역 매몰지는 비상이다. 이미 충북 충주 양성면 임시 저류조에서 침출수가 넘쳐 하천으로 흘러들었다. 인근 하천은 검붉은 기름이 뜨고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지난해 12월 인근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소와 돼지 270여 마리가 묻힌 곳이다. 충주시는 부실한 매몰지를 옮기겠다며 저류조를 임시 설치했다.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4대강 현장도 범람 우려가 있다.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올라온 태풍은 일본에서 우리나라를 향해 부는 바람을 만든다. 태풍이 제주도 인근 해상에 도달할 때의 강풍 반경은 380㎞다. 일본에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날아올 개연성이 있다. 하지만 기상청 관계자는 “며칠 동안 비가 내려 대기 중 방사성 물질은 이미 씻겨 갔다”며 “태풍 주변에서 부는 바람도 일시적이어서 대규모 방사성 물질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