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에 군대식 위계질서 강요 않겠다”… 퍼트레이어스 CIA국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서 밝혀

입력 2011-06-24 18:16

‘CIA에는 혼자 가겠다.’ ‘훨씬 정확한 정보 분석을 하겠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청문회에서 강조한 두 가지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을 맡고 있는 그는 23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37년의 군 경력과 보좌진은 그대로 두고 혼자 랭글리(CIA 본부가 있는 곳)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 계급과 훈장을 달고 청문회에 참석한 그는 이와 함께 “CIA 조직에 군대식 위계질서를 강요하지도 않을 것이며, 건설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조직 문화를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CIA 국장들이 자신의 참모를 대거 데려오거나, CIA 조직 문화를 무시했던 사례가 종종 있었다. 그가 이같이 강조한 것은 같은 사례가 반복될 것이라는 CIA 내부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퍼트레이어스 내정자는 CIA 정보 분석력의 제고도 다짐했다. 그는 “가능한 한 (대통령에게) 정확한 관점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나의 목표는 항상 ‘권력에 대해 진실을 말하는 것’이며, CIA 국장으로서도 그렇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집어 보면 아프간 전쟁 사령관으로서 CIA 정보분석 결과에 큰 신뢰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그런 사례로 그는 CIA가 이라크와 아프간 상황에 대해 때때로 너무 부정적이거나 너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에는 6∼8주 전에 수집된 정보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군 지휘부의 한 사람으로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발표한 대규모 아프간 철군 계획을 처음부터 반대했었다. 또 조 바이든 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이 강력히 지지하는 특수부대 작전 중심의 대(對)테러(counterterrorism) 전략보다 정규전 개념의 대반군(counterinsurgency) 전략을 중시해 정권 실세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청문회 답변을 통해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며 아프간에 돌아가면 그 임무(철군)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군과 CIA가 공조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던 작전을 높이 평가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