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나선 원자바오… 그리스 재정위기 中, ‘구원투수’ 나서나
입력 2011-06-24 18:16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4일 유럽 순방길에 나섰다. 원 총리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그리스 등 유럽의 재정위기와 관련해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는 원 총리가 28일까지 헝가리, 영국, 독일을 차례로 방문해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국제 관심사 및 양자 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금융, 사회간접자본, 기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의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 지위’ 부여 문제, 그리스 등의 유럽 재정위기, 인권 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의 재정위기와 관련, 중국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위기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특별한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징 소재 대외경제무역대학의 딩즈제(丁志杰) 금융학원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상황이 매우 심각한 시점에 방문이 이뤄진다”면서 “원 총리가 (유로 지역에 대한) 중국의 신뢰를 확인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유로권의 정확한 상황을 평가해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유로 채무위기에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 총리의 이번 방문 목적에는 이 지역에 투자된 ‘중국돈 지키기’가 포함된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유로 위기 해소를 위해 필요할 경우 중국이 더 투자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로도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또 원 총리가 방문국 지도자들과 만나 유로 채권을 더 매입함으로써 역내 채무위기 해소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보유외환 3조 달러 이상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달러 자산으로 추정되지만 유로 자산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외환 운용 다변화 등 여러 목적으로 유로 쪽에 더 많이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