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매를 찾습니다”… 60년전 美 해군 소령이 행주산성 부근서 찍어

입력 2011-06-24 17:54


“누나, 엄마 아빠는 언제 와?”

60년 전 서울 한 근교에서 찍은 빛바랜 흑백사진이다. 누나는 어린 동생을 업고 고장난 듯한 탱크 옆에서 서성거리고 있다(사진). 머리칼은 언제 감았는지 모르게 뒤엉켰다. 누나는 행여나 동생마저 잃어버릴까 포대기를 단단히 묶고도 맘이 놓이지 않는지 광목으로 칭칭 동여맸다. 선잠에서 막 깨어난 듯한 동생은 누나의 등에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누비포대기를 한 것으로 보아 가정형편이 나쁘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누나는 살아 있으면 70대 중반, 남동생은 60대 초반을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속 주인공을 수년째 애타게 찾고 있는 이는 김순욱(6·25한국전쟁 진실알리기운동본부) 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사진에는 ‘1951년 6월 9일 경기도 행주(幸州)산성 근방에서 미 해군 소령(스펜서)’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김 본부장은 “사진을 찍은 스펜서 소령은 지금까지 1950년 12월 평안남도에서 찍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최근 전문가에게 알아보니 현장은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 부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070-4245-6025).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