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대강·구제역 매몰지 안전에 만전 기해야

입력 2011-06-24 17:47

올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24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어가는 26∼27일에는 전국적으로 폭우와 강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에 창궐한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가축 매몰지와 4대강 살리기 사업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피해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점검과 예방책을 시행해야 한다.

33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을 매몰한 전국 76개 시·군 주민들은 장마철 집중호우 때 매몰지가 안전하게 유지될지 크게 걱정하고 있다. 가축 부패가 진행되면서 매몰지 안에 생긴 빈 공간과 함몰된 곳에 빗물이 집중 유입되면 매몰지가 붕괴되거나 유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빗물과 침출수가 섞여 주변으로 흘러넘치면 토양과 하천을 크게 오염시킬 수 있다.

폭우에 취약한 경사면에 매몰지를 조성한 지역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독극물이나 다름없는 침출수의 동시다발적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초기 대처에 실패해 구제역 대란을 자초한 정부가 매몰지 주변에서 환경 재앙이 일어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 공사인 보 설치와 준설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100㎜ 안팎의 비가 내렸는데도 일부 지역의 임시물막이가 쓸려가 단수 피해 등을 보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기상청이 예보한 대로 지역에 따라 최고 200㎜ 폭우가 쏟아진다면 임시물막이와 제방 등이 과연 안전하겠느냐고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 시공사들은 공사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역대 최고 강수량을 초과하는 큰비가 내려도 피해를 막는다는 각오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와 4대강 현장 이외에도 산사태, 도로 유실, 상습적인 저지대 침수, 축대붕괴 등 비 피해 예방에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