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11년 성장률 2.7∼2.9% 전망”… 5개월 만에 1%P 가까이 하락

입력 2011-06-23 18:47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2일(현지시간)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대 후반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틀간 회의 직후 발표한 ‘성장률 수정 전망치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발표한 3.1∼3.3%에서 2.7∼2.9%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3.4∼3.9%로 비교적 높은 성장을 예상하며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한 이후 5개월 만에 1% 포인트 가까이 낮춘 것이다.

연준은 또 경기회복세가 완만하게 진행 중이지만 예상보다 느리고 노동시장 지표도 좋지 않다면서 정책금리를 연 0∼0.25% 수준으로 계속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기둔화의 일부 요인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금융부문의 취약성과 주택시장의 침체 등 예상했던 역풍 가운데 일부는 더 강하고 지속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리스 재정위기와 관련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유럽은 그리스 사태 해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을 언급하면서 ”한 국가라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겪는다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이 경기에 대한 우려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가 더블딥(경기 이중침체)에 빠지는 등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유가 급등,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 등 일시적 요인으로 경기회복기가 지연된 것일 뿐 궁극적으로 연말에 가서는 미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버냉키 의장이 경기둔화를 인정하면서도 2차 양적완화조치(QE2)를 예정대로 이달 말 종료키로 한 것은 돈을 푸는 정책을 하지 않아도 경기회복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이 QE2를 종료하더라도 기존에 보유한 증권의 만기도래분을 회수하지 않고 연장조치(롤오버)하기로 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돈 살포는 멈추더라도 간접적 경기부양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