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총수 지분가치 4년간 2.2배 껑충
입력 2011-06-23 18:48
국내 10대 재벌그룹 총수 일가(총수와 친인척)가 보유한 계열 상장사 지분 가치가 지난 4년 동안 1.5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기간 그룹 총수 개인의 지분 가치는 2.2배 증가했다.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을 훨씬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10대 그룹의 움직임에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0대 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2007년 4월 말 312조920억원에서 지난 4월 688조297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10대 그룹 계열사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1.21%에서 56.02%로 14.81% 포인트 확대됐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회사는 783곳인데, 10대 그룹 계열사 82곳의 시가총액이 나머지 상장회사(701곳) 시가총액을 웃도는 셈이다.
10대 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2008년 45.85%, 2009년 47.47%, 2010년 51.54%로 금융위기를 거치며 크게 늘어났다. 수출 위주 대기업이 정부의 고환율 정책 등으로 큰 혜택을 받은 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1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이 지난 4년 사이 120% 늘어난 반면 유가증권시장 전체는 62%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대 그룹 총수 및 친인척 등 최대주주의 소유주식 평가금액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10대 그룹 계열사 주식 가운데 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의 평가금액은 지난 4월 말 50조6860억원으로 2007년 4월 말 20조3790억원에 비해 148.71%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그룹 총수 개인의 지분 가치는 8조9100억원에서 28조3560억원으로 218.24% 늘어났다.
그룹 총수 일가의 소유주식 평가금액은 삼성이 54조3150억원으로 1위였고, 현대차(50조1040억원), LG(35조8150억원), 롯데(21조1210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분율로 따졌을 때는 롯데가 61.68%로 가장 높았고, 두산(51.33%), 한화(47.63%)가 뒤를 이었다. 그만큼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크다는 의미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