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좌충우돌’에 들끓는 민주당… 수신료 ‘표결-저지’ 반복하자 “아마추어 같은 실수” 맹비난
입력 2011-06-23 21:44
민주당은 23일 아침부터 급박하게 움직였다. 오전 8시50분 손학규 대표는 예정에 없던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를 마친 뒤 김진표 원내대표는 “공정보도 보장 장치와 정치적 중립성 해결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인상안을 일방 처리하려 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고 말했다. ‘몸싸움은 하지 않겠다’며 표결 처리에 합의해 준 전날 발표를 뒤집은 셈이다.
민주당의 오락가락 행보는 지난 20일부터 시작됐다. 민주당은 당시 한나라당이 문방위 소위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기습 처리하자 국회일정 전면 보이콧을 거론했다. 다음 날엔 문방위 회의장 앞 복도에 소속 의원들을 집결시킨 뒤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22일 한나라당과 표결처리에 합의했고 다음 날 다시 이를 깼다.
이 때문에 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지도부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방위 소속 한 의원은 “우리들은 초지일관 상임위에서 ‘몸으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원내수석부대표가 어떻게 이런 합의를 할 수 있나”라며 “상임위 의원들 의견과 동떨어진 합의가 나오는 건 대단히 드문 일이다. 이런 식으로 신뢰가 깨지면 원내 운영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했다면 이후 국회 일정을 모두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반값 등록금, 추경예산편성, 일자리대책, 영수회담 등을 고려해 시간을 벌어야 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입장 번복에 대해선 내가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입장을 바꾸자 한나라당은 강하게 비난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일부 강경파의 목소리에 떠밀려 합의사항을 파기하는 원내지도부와 어떻게 원만한 국회 운영을 다짐할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