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HTC, 국내 4G 시장 문 열었다… 와이브로 4G 스마트폰·태블릿PC 첫선
입력 2011-06-23 18:27
KT와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회사 HTC가 국내 4G(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국내 4G 경쟁구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롱텀에볼루션)로 선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T가 와이브로를 앞세우면서 LTE와 와이브로 간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HTC의 와이브로 4G 단말기를 확보하면서 강력한 지원군을 얻은 것이다.
HTC는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내 최초의 와이브로 4G 스마트폰 ‘이보(EVO) 4G플러스’와 태블릿PC ‘플라이어 4G’를 발표했다. 다음 달 1일 출시 예정인 이보는 와이브로는 물론 3G와 와이파이도 지원한다. 바탕화면의 버튼 하나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
그동안 다른 3G 스마트폰은 와이브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에그(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변환하는 장치)를 사용했다. 이보의 와이브로 4G 테더링 기능도 매력적이다. ‘핫스팟’ 기능을 활용,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동시에 8대까지 무선 네트워크를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1.2㎓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진저브레드 운영체제가 탑재되는 등 사양도 프리미엄급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이날 HTC 신제품 발표 행사에 참석해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KT의 와이브로 우선 4G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T는 2013년까지 LTE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지만 이미 확보된 와이브로망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와이브로와 LTE에 분산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 3월 전국 82개 시와 주요 고속도로에 와이브로망을 구축, 세계 최초로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했다. 표 사장은 이날 “중요한 건 LTE냐 와이브로냐가 아니라 고객에게 가장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LTE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유플러스는 7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 연말까지 82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1년 안에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역시 7월부터 수도권 지역에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3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LTE와 와이브로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와이브로는 LTE에 비해 속도에서 떨어지고 전용 단말기가 부족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와이브로 단말기는 상당기간 HTC의 제품이 유일할 전망이다.
반면 LTE 스마트폰은 9∼10월 4∼5종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요금은 막대한 신규 투자자금이 투입된 LTE 쪽이 좀 더 비싸게 책정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