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합레저시설에 내국인용 카지노 안돼
입력 2011-06-23 17:43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한 조찬 간담회에서 향후 복합레저시설에 내국인용 카지노를 만들자는 구상을 밝힌 데 이어 23일에는 “부정적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내·외국인이) 똑같이 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추세에 맞춘 관광산업의 재검토는 맞으나 내국인용 카지노를 넣는 것은 옳지 않다. 그의 주장과 달리 한국사회 자정능력이 내국인의 카지노 입장을 허용할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도박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온갖 사행산업이 번창하고 있다. 한심하게도 국가가 도박을 장려하는 나라다. 경마, 경정, 경륜, 강원랜드 카지노 등이 그렇다. 기금 사용목적을 그럴듯하게 포장했을 뿐 국가가 공인한 도박에 많은 선량한 국민이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정신마저 피폐해졌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만연했던 ‘바다 이야기’ 이후에도 적지 않은 성인들과 청소년들이 컴퓨터 도박에 빠져 그 폐해가 심각하다.
내국인용 강원랜드 카지노 부작용은 언론을 통해 많이 보도됐다. 정선지역 소득증대에 기여를 했을지 몰라도 자살률과 함께 살인,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들어갔다 패가망신하고 나왔고 도박 중독자들이 양산돼 이로 인한 사회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상황이 이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내국인의 카지노를 더 만들겠다는 정 장관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공직비리가 만연한 이때 문화관광부 관련 공무원들이 불황을 겪고 있는 카지노업계의 로비를 받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부도덕한 사행성 사업인 카지노를 복합레저시설에 넣는 것은 잘못이고 내국인을 외국인처럼 카지노에 출입시키는 것이 평등이고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산이다. 카지노는 도박장이고 카지노 수입은 들어온 손님들이 잃고 가는 돈이다. 그 본질이 도박인 카지노에 내국인을 출입시키는 것은 안 된다. 그 어떤 명분을 갖다 붙여도 도박장에 국민을 몰아넣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