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풍선껌 도청장치’ 소동

입력 2011-06-22 18:55

‘풍선껌에 도청장치가?’

인도 정부가 사무실 책상에 붙은 ‘스파이 풍선껌’ 때문에 소동을 벌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라납 무케르지 재무장관은 지난해 9월 자신과 보좌관들의 사무실 책상 밑에 수상한 접착물이 16군데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씹다가 붙인 풍선껌이었다. 무케르지 장관은 만모한 싱 총리에게 사무실이 도청됐을 가능성을 보고했고 싱 총리는 즉각 조사를 지시했다.

정보국 요원들과 도청 방지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사를 벌였지만 의견은 엇갈렸다. 정보국 측은 직원들의 단순한 부주의라고 설명했다. 반면, 도청 방지 전문가들은 풍선껌이 음모를 목적으로 부착됐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은 풍선껌에 도청장치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자국을 증거로 내세웠다. 직원들이 장관 사무실에 씹던 껌을 붙였다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풍선껌 미스터리’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무케르지 장관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보국 조사 결과 수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라만 전 대테러 정보 분야 책임자는 “도청이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조사당국이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하면 사건의 전말은 묻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