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로 1년 매출 15억… 성공신화 주역은 교회였다”

입력 2011-06-22 18:56


연 6만명 찾는 전북 임실군 금성리 치즈마을 탐방

평일인데도 치즈마을은 견학 온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예약한 치즈 돈가스로 점심식사를 했다. 마을주민들이 직접 만든 것으로 ‘무한 리필’이 특징이다. 주민들의 푸근한 인심이 그대로 전해졌다. 치즈마을 조기현 운영위원장은 “우리 마을의 모태는 하나님의 사랑”이라며 “그 사랑과 함께한 목회자의 철학과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치즈마을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금성리 지역은 치즈와 전혀 상관없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다. 1960년대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임실성당 신부가 처음 임실에 치즈를 도입했고, 이를 임실제일교회 심상봉 목사가 금성리에 퍼뜨렸다.

심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치즈 연구 및 가공, 친환경 유기농 농사에 직접 뛰어들었다. 나눔과 생명농업만이 하나님의 방법이고 농촌이 살 길이라고 봤던 것이다. 예가원(예수가족원) 공동체 조직(1987), 주식회사 숲골유가공 설립(2000) 등에 이어 2006년 주민총회를 거쳐 치즈마을이 탄생한 것이다. 심 목사는 “목회자 한 사람이 헌신한다면 마을공동체는 돈독해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치즈마을은 철저히 민주적인 절차를 따른다. 운영위원회는 토론과 설득 과정을 거쳐 주민 합의로 모든 걸 결정한다. 목회자가 주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회자가 불가피하게 사역지를 옮기는 경우에도 마을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수익금은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환원한다. 주로 노인복지와 대학생자녀 장학금 지급에 쓴다. 정월대보름 축제, 여름 작은 음악회 등 마을공동체 행사에도 사용한다. 치즈마을의 목적은 치즈를 통한 수익 창출이 아니라 관계를 통한 건강한 공동체 형성이라는 게 조 위원장의 설명이다.

유경식 분당샘물교회 부목사는 “지역공동체 형성은 결국 사람을 변화시켜야 가능한 일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조성돈(실천신대원 교수) 소장은 “지역공동체는 개 교회가 지역사회와 만나는 통로이기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큰 교회보다는 오히려 작은 교회가 잘할 수 있는 만큼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지역공동체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윤실과 목회사회학연구소는 이번 탐방에 이어 올 가을엔 워크숍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다양한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임실=글·사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