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갚을 능력 사상 최악… 1분기 가계신용 801조
입력 2011-06-22 18:29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은 반면 가계부채 상환능력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신용은 80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늘었다.
같은 기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한 28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란 국민총소득(GNI)에서 해외로 무상 송금한 금액을 제외하고 무상으로 받은 금액을 더해 실제로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가계신용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배율은 2.79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2.83배를 제외하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이 유례없이 높다는 것은 국민이 번 돈으로 빚 갚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가계의 부채 상환능력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실질예금금리는 사상 최저인 데 반해 주택담보대출금리는 크게 올랐다. 보유하고 있는 돈에 붙는 이자는 바닥인 반면 갚을 이자는 뛰면서 체감 상환능력이 악화된 상태다.
1분기 순수저축성예금의 가중평균 수신금리(예금금리)는 평균 3.58%로,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4.5%를 뺀 실질 예금금리는 -0.92%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1분기 이후 가장 낮다.
실질 예금금리는 2009년 4분기 1.17% 이후 지난해 1분기 0.90%, 2분기 0.32%, 4분기 0.19%, 4분기 -0.47%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