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석민 2홈런 5안타 "생일 자축" 삼성,한화 잡고 선두 SK 한경기차 추격

입력 2011-06-23 01:43

거포에 목말라있는 소총부대 삼성에 모상기(24)라는 신예가 나타났다.

모상기는 22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2루타 2개에 2타점을 기록했다. 모상기는 전날에는 8회 우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2점포를 터뜨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고 17일 KIA 전에서는 상대 선발 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로부터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솔로포를 터뜨리며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모상기는 1군에서 터뜨린 5개의 안타가 홈런 2개와 2루타 3개일 정도로 장거리포를 펑펑 날리고 있다. 경기는 모상기와 함께 생일을 맞은 박석민의 홈런 2개를 포함한 5타수5안타 6타점의 활약을 앞세운 삼성이 선발타자 전원득점으로 올시즌 팀 최다 득점을 올리며 19대 5로 대승했다. 삼성은 이날 경기가 없었던 선두 SK에 한 경기차로 다가섰다.

모상기는 193㎝의 큰 키와 100㎏의 몸무게를 자랑하며 ‘타격기계’ 김현수(두산)와 신일고 타선을 이끌던 유망주로 2006년 삼성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2009년 상무에 입대했다.

군 제대 후 심기일전한 모상기는 2군에서 실력을 가다듬었다. 올해 타격에 본격적으로 눈을 떠 2군에서 타율 0.328을 때리고 홈런을 무려 15개나 터뜨리며 ‘제 2의 이대호’로 불렸다. 2군 남부리그 홈런 2위 그룹과의 격차가 9개나 됐을 정도로 모상기의 방망이는 2군에서 독보적이었다. 50경기에서 55타점이나 올렸고 0.667에 이르는 장타율을 기록하자 거포 갈증에 허덕이던 류중일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상기는 메이저리거 라이언 가코의 부진을 틈 타 지난주 1군 무대에 진입했고 벌써 홈런을 2방이나 터뜨리며 팀이 안고 있던 거포 갈증을 풀어줬다.

삼성은 이승엽과 마해영, 심정수가 해외에 진출하거나 은퇴한 이후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거포가 없는 팀이다. 특히 올시즌 첫 지휘봉을 잡은 류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공격 야구’를 선언했다. 모상기는 “팀이 나를 1군에 올린 건 한 방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어떻게든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잠실(LG-넥센), 사직(롯데-두산), 광주(KIA-SK) 구장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