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대 불 붙은 선거전… 튀어야 산다 초반 ‘이슈’ 만들기 후끈
입력 2011-06-22 18:50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당 대표 후보들의 이슈 선점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당의 새로운 정책과 리더십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박심’(朴心·박근혜 전 대표 의중)을 잡기 위한 움직임도 치열해졌다.
소장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비정규직·정년 문제 해결’ 등 민생 현안과 관련된 공약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면 무상급식 시행 반대 주민투표를 비판하며 색깔도 드러냈다. 친박계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서민과 경제적 약자를 챙기는 쪽으로 당 정책 노선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감세 철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무상급식 수용 등 ‘파격적인’ 공약도 내놨다.
하지만 이로 인한 당내 논란도 커지는 양상이다. 정몽준 의원은 22일 중진의원 회의에서 “포퓰리즘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며 “일부 후보는 한나라당 전대 후보인지, 우리와 경쟁하는 야당 전대에 나온 후보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무성 의원도 “국가 운명을 가를 반포퓰리즘의 낙동강 전선이 8월 말로 예정된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라며 “무상복지 포퓰리즘을 막지 못하면 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 한나라당이 비굴하고 기회주의적인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당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갖춰야 하는지도 논란거리다. 홍준표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위기 시에는 돌파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내가 그런 리더십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이명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원희룡 의원은 “당을 끌고 가려면 갈등을 녹여내고, 입도 좀 무겁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나경원 의원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대표, 책임감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했고, 권영세 의원은 “화합형 지도자만이 내년 총선에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나 의원은 “여성 당 대표는 여성 대통령(박근혜)을 만드는데 한마디로 카펫을 까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남 의원은 친박계 유 의원에게 ‘전략적 연대’를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이미 “당 대표가 되면 박 전 대표를 야권의 공세로부터 지키겠다”고 천명한 홍 의원 측이 박 전 대표 측근과 전대와 관련해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박 전 대표 측이 즉각 부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