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유영옥] 6·25를 ‘호국일’로 만들자

입력 2011-06-22 17:39


우리 현대사에 있어 6·25전쟁만큼 깊고도 진한 흔적을 남긴 사건은 없다. 매년 6월이면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현수막이 학교, 관공서 여기저기 휘날리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과연 시민들과 학생들 중 얼마나 ‘호국보훈의 달’이 지니는 의미를 깨닫고 있을까 궁금하다.

이미 여론조사기관을 통한 연구 결과에서도 명확히 드러난 바 있듯 6·25전쟁 발발 연도가 1950년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응답자가 성인 63.7%, 청소년 46.3%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전교조를 비롯한 친북세력들은 6·25를 북침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해 왔다. 전교조의 역사 왜곡이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은 그들이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제도권 내에서 당당하게 교육하는 교사라는 점이다.

역사 왜곡 반드시 바로잡아

가치관은 한번 그 틀이 정해지면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어린 학생들에게 친북좌파 성향의 잘못된 국가관을 교육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환경이 15년 이상 지속돼 왔고, 그동안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친북세력들까지 합세해 결국 대한민국은 심각한 안보관과 국가관 상실 국면에 처하게 됐다.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전 세계가 인정하는 명백한 남침 사실을 북침이라고 버젓이 교육하는 전교조를 과감히 응징하지 못하는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개인의 경우라도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명예를 손상시켰다면 그것을 유포한 자에게 ‘명예훼손죄’를 물을 수 있다. 그런데 6·25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국군과 유엔군의 사상자, 실종자, 포로 숫자가 무려 120만여명, 민간인 희생자가 남한만 100만여명에 이르는 거대한 사건이었다. 공산세력의 무력 남침 도발에 맞서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리며 죽어간 수많은 이들에게 북침을 주장하는 것보다 더 큰 명예훼손이 어디 있겠는가.

반면 북한은 탁아소의 젖먹이 아이들부터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교육하고 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으로 말문을 트기 시작해 소학교에 들어가서는 김일성의 ‘영특함, 비범한 예지, 고매한 덕성, 불굴의 의지’를 따라 배우는 ‘김일성 교과’라는 우상화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는다. 음악 교과서에 실린 노래가사 가운데는 김일성 부자 우상화 내용이 소학교는 57%, 중학교는 48%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또한 대학 입학시험에서도 정치사상교양 점수는 당락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대학 4년간 교과목 중 군사훈련, 조선노동당 투쟁의 역사, 세계 노동운동사, 마르크스 레닌 철학 등 정치사상 교육이 전체 수업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가히 전인적인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와 공산주의 사상 교육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더해 남쪽에서조차 전국 중·고등학교 곳곳에서 ‘박정희 경제개발은 군사독재 연장 수단이고 김일성 정적 숙청은 사회주의 가꾸기’이며, 남북 분단 책임은 미국과 한국에 있고,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진짜 우리의 적이며,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야만 한다는 전교조의 친북 성향 주장이 아무런 걸림돌 없이 학생들에게 전해진다면 이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국가관과 안보관 확립해야

이제라도 정부는 6·25전쟁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분명 6·25전쟁이 북한 침략에 맞서 공산화를 막아낸 우리의 승리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일’이라는 국경일로 정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왜 우리는 이러한 역사 왜곡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가. 우리야말로 이날을 ‘6·25기념일’로 제정해 호국보훈의 의미가 국민 모두의 가슴속에 전해지도록 해야 한다.



유영옥 경기대 국제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