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더 낮춰야

입력 2011-06-22 17:42

신용카드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2005년 2.36%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엔 2.1%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영업 가맹점들에 대한 수수료율은 여전히 높다. 지난 4월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업종별 가맹점 수수료율’에 따르면 대부분이 최저 2.5%에서 최고 3.2% 수준이다.

예컨대 숙박(2.7∼3.2%), 노래방(2.7∼3.2%), 편의점(2.5∼2.6%), 의류판매(2.6∼2.99%), 일반음식점(2.6%), 제과점(2.6%), 패션잡화(2.99∼3.2%), 사무·문구(2.6∼2.99%) 등이다. 카드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이 낮아진 것은 주로 매출 규모가 큰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의 수수료율이 낮은 덕분이다.

평균치는 분명 낮아졌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인 셈이다. 이뿐 아니라 업종별로 수수료율은 최저∼최고 구간이 정해져 있지만 최저율이 적용되는 곳은 일부 가맹점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최고율 적용을 받는다. 신규 가맹점의 경우 최고 4.5%의 수수료율이 요구되기도 한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자영업자의 순익을 매출액 대비 10% 정도로 가정한다면 카드사들은 순익의 30% 내외를 차지하는 셈이다. 카드 수수료율이 매출액 대비 3% 안팎이기 때문이다. 신용판매란 카드사들이 가맹점에 대금을 선불하고 나중에 카드 사용자에게 청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는 일종의 이자 노릇을 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적정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적정선 이상이라면 군소 자영업자들만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적정 수수료율에 대해서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현행 업종별 수수료율은 무려 44개 업종으로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을 뿐 같은 조건의 가맹점인데도 수수료율이 크게 차이가 나는 등 전혀 체계적이지 않다.

주먹구구식 수수료율 산정 체계부터 바뀌어야 한다. 가맹점의 매출 규모, 거래 건수, 환불 및 부정사용 건수 등 개별 가입자의 영업 성과에 따라 수수료율 하향 조정이 수시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을 윽박질러 카드사 영업을 확대해 온 듯한 구태에서는 이제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