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프간 미군 철군 규모·시기 6월 22일 발표

입력 2011-06-21 18:4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와 관련, 철군 규모와 향후 일정 등 구체적 계획을 발표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말 아프간에 3만명의 미군 병력을 증파했으며, 올 7월부터 아프간 미군의 철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구체적인 철군 규모와 시기에 대해선 백악관과 행정부, 의회 내에서 상당한 논란을 빚어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다음 달 시작될 철군의 속도와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 여전히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아직도 진통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국방부와 군 지휘부는 일단 대규모 철군에 반대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아프간에서 성급한 철군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리언 파네타 차기 국방장관도 의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아프간의 보안 상황이 취약하며, 책임 있고 상황에 맞는 철군이 필요하다”고 빠른 철군 방침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백악관 참모진은 전쟁을 마무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의 철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년 선거를 앞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진보 진영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난을 겪는 상황에서 천문학적 전쟁 비용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반 유권자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의회전문지 ‘더 힐’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 유권자 중 72%는 ‘미국이 해외에서 너무 많이 군사개입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의회 내에서도 철군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는 10만명 정도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다음 달 철군이 시작될 경우 우선 3000∼5000명이 귀환한 뒤 연말까지 비슷한 규모의 추가 철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군 규모 및 시기는 미국과 탈레반의 협상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게이츠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양측 간 대화가 있음을 확인했다.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뤄질 경우 철군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