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리비아 작전’ 자중지란… 내부 회의적 목소리 커져

입력 2011-06-21 18:49

리비아 군사작전이 3개월 넘도록 큰 성과 없이 지속되면서 이를 주도하는 연합군 내부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하원은 백악관에 “전비(戰費)를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프랑스 언론은 “막대한 전쟁 비용은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하원, 전비 삭감 놓고 갈등=미국의 리비아 군사개입을 둘러싼 백악관과 미 하원의 논쟁이 전비 삭감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전비 삭감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하자 백악관 측은 20일(현지시간) “이는 무아마르 카다피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리비아 군사작전 예산 삭감은 카다피와 동맹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카다피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고, 나토가 상당한 부담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그런 움직임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영국, 출구가 안 보인다=프랑스가 지난 3개월간 리비아 군사작전 수행에 8000만 유로(약 1240억원)가 넘는 비용을 지출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아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고 프랑스 일간 르 파리지앵이 보도했다.

신문은 “라팔 전투기가 1시간 비행하는 데 1만3000유로가 소요되고 1기에 50만∼80만 유로인 최신예 스칼프 미사일이 벌써 11기나 발사됐다”면서 “3000유로짜리 카다피군의 트럭 1대를 파괴하기 위해 수십만 유로짜리 미사일을 쓰는 게 적절한가”라고 반문했다.

영국 공군도 리비아 공습에 지쳐가고 있다. 마셜 브라이언트 영국 공군사령관은 “리비아에서의 대대적 공습으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고, 작전이 길어지면서 장비와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계속되는 공습으로도 카다피 제거에 실패하면서 군의 사기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 보도했다. 지난 19일 대니 알렉산더 예산담당장관도 리비아 군사작전에 당초 예상보다 수백만 파운드가 더 들어갔다고 인정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