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후텐마 기지 이전 2014년 이후로 연기”
입력 2011-06-21 18:50
미국과 일본이 2014년까지 오키나와(沖繩)의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를 이전하기로 했던 것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20일(현지시간) 사전 브리핑을 통해 해병 비행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후텐마 기지 이전이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후텐마 기지 이전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기지 이전과 관련된 일정은 재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 역시 이날 일본 기자단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미·일 양국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 외무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열린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소위 ‘2+2’ 회담) 이후 이를 ‘공동전략목표’로서 공식 발표했다.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2+2 회담에선 주일미군 기지 이전 문제 외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패권을 노리는 중국 문제, 북한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방어 문제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재해 시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방안과 원자력 안전방안 등도 협의됐다는 것이다.
후텐마 기지 이전은 2006년 미·일 간 이미 합의됐다. 양국은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지구의 캠프 슈워브 연안으로 옮기는 한편 미 해병대 8000여명은 미국령 괌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오키나와 주민들이 후텐마 기지를 현 밖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며 계속 반발해 이전계획 추진이 지연돼 왔다. 미 상원에서도 칼 레빈 군사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의원들이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이전계획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관련 예산 집행을 막아 왔다.
이들 상원 의원은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의 또 다른 기지인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통합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의 괌 이전 계획에 대한 자금 지원을 금지할 것을 요청하는 등 기지 이전계획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