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돈 먹는 하마’ 제2순환로 민자구간 매입 추진

입력 2011-06-21 18:10

광주광역시는 21일 해마다 혈세만 축내는 제2순환도로 민자구간을 사들이고 민간투자사의 배를 불려온 보전금도 되찾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키로 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1992년 10월 1조2830억원을 들여 착공, 17년만인 2009년 11월 완전 개통된 37.66㎞의 제2순환도로 중 4707억원의 민자가 투자된 곳은 제1구간(두암IC∼소태IC)과 3-1구간(효덕IC∼풍암지구), 4구간(서창IC∼신가지구) 등 3개 구간이다.

시는 현재 유료로 운영중인 이들 3개 구간의 차량 통행량이 당초 예상보다 밑돌자 2008년 198억원, 2009년 229억원, 2010년 223억원의 ‘재정보전금’을 물어줬다. 앞서 2002년 가장 먼저 완공된 제1구간은 2004년까지 3년간 보전금 178억원을, 1구간과 3-1구간이 동시에 운영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개 구간도 403억원의 보전금을 줘야 했다. 올해 지급예정인 222억원까지 합하면 시가 최근 10년간 민간투자사에 준 돈은 무려 1453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시가 민자유치 과정에서 최장 28년간 연간 수익추정 금액의 85%를 보장하고 부족한 금액을 보전해준다는 ‘최소운영 수익보장(MRG)’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민간투자사는 그것도 모자라 2003년 광주시의 동의절차도 없이 은행 대출금(이자 7.25%) 대신 군인공제회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와 해외자본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형식(이자 10%)으로 대주주인 이들에게 배당금과 더불어 높은 이자 혜택까지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는 공채를 발행해 민자구간을 매입하고 계약조건 변경 이후 부당하게 가져간 보전금을 반환받기 위한 민사소송에 들어가기로 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