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리스채너티투데이, ‘캠핑의 종말론’이 잘못됐더라도 다가오는 종말의 경종은 들어야

입력 2011-06-21 17:58

‘2011년 5월 21일 종말이 온다’고 예언했던 미국 ‘패밀리 라디오’ 설립자 해럴드 캠핑(88)에 대한 세계 언론의 반응은 냉소 일색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잡지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최근 온라인판에 캠핑의 종말 주장이 현대를 사는 기독교인들에게 주는 교훈도 있다는 사설을 올려 화제다. 잡지는 ‘해럴드 캠핑은 (어떤 면에서) 옳다’(Harold Camping is ‘sort of’ right)는 제목의 사설에서 종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캠핑이 종말은 결코 없는 것처럼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던져주고 있다는 논조를 폈다. 물론 캠핑의 ‘종말 일시 지정’에 대해서는 반대하면서도 “세상은 종말을 향하고 있다”는 그의 기본적인 확신은 인정할 만하다는 것이다.

사설은 “이 땅의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진리는 성공적이고 진보적인 자본주의 세계를 사는 어떤 사람들(수많은 북미의 복음주의자들도 포함된)에게는 부담스러운 뉴스일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종말은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자들에게 그것(종말)이 이야기의 끝은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종말의 핵심은 우리가 행하고 느끼는 것이 아니다”면서 요한계시록 21장 3절을 토대로 “천국의 삶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종말론적인 삶의 태도를 갖출 때 크리스천들은 ‘왕국을 짓거나 창조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할 수 있다’는 확고한 피조물 인식을 통해 ‘지금 이 시간’에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설은 “우리가 이웃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은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고 이 땅이 소멸된 이후에는 심판의 날이 온다는 것’을 반드시 이야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말 이후 새로운 세상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회개하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도 알려줄 책무가 신자들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의 사설은 일종의 ‘캠핑을 위한 변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해프닝으로 끝난 캠핑의 종말 주장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종말 의식을 갖게 하는 반면교사 역할을 하는 듯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