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침출수 예상 발생량 7600여t 추출량은 고작 769t… 정부 예측 엉터리?

입력 2011-06-21 18:04

살처분 매몰지 침출수에 대한 정부 조사가 엉터리였다. 침출수 추출량은 당초 추정치의 10분의 1에 불과했고, 그나마 관측정을 통한 침출수 유출 조사는 아예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침출수를 모두 뽑아내 매몰 후 2∼3개월이면 침출수에 의한 제2차 환경오염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침출수 문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도내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한 가축 살처분 매몰지 2275곳에서 추출한 침출수는 모두 769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와 도가 당초 예상한 침출수 발생량 7600여t의 10분의 1 수준이다. 월별 침출수 추출량은 2월 17t, 3월 435t, 4월 117t, 5월 102t 등이다. 3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추출량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98t을 기록했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매몰지가 가장 많은 이천시(396곳)의 경우 316t으로 매몰지별로 평균 0.8t 추출됐다. 하지만 파주시의 경우 237곳에서 27.0t이 나오는 데 그쳐 매몰지마다 평균 0.1t이 추출됐다.

그나마 AI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당초 정부는 어미소 100마리당 3t, 어미돼지 1000마리당 4t의 침출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시민환경연구소와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경기도 포천·안성, 충북 진천의 지하수가 침출수로 오염됐으나 정부가 관측정 조사를 제외하면서 침출수 유출을 사실상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도 매몰지사후관리팀 관계자는 “침출수 추정치는 미국 농무부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인데 황토에 매립한 곳은 거의 썩지 않는 등 토양·기후조건이 국내 사정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침출수 유출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전망이다. 장마기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리고 무더위가 지속될 경우 침출수가 대량으로 발생, 외부로 유출될 우려는 더 커졌다.

도 관계자는 “현재 추이로 보면 침출수 추출작업이 올 가을은 지나야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일송 기자,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