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뭐하고… 매몰지 이전 논란

입력 2011-06-21 18:04

지방자치단체들이 장마철에 구제역 매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가축 사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2차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앙성면 중전리 저전마을 구제역 매몰지에서 최근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권영 시 축산과장은 “현재 이 매몰지에 침출수를 빼내는 유공관 등을 설치한 상태라 이전작업은 하루면 끝날 것”이라며 “다만 현재 매몰지 안의 상황이 어떤지 몰라 걱정”이라고 전했다. 시는 이미 공사 계약을 맺은 상태고, 공사 기간을 연기할 경우 위약금을 물 수 있어 비가 오더라도 이전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충북지역은 22일부터 장마가 시작돼 23일에는 10∼24㎜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 마을 신모(63)씨는 “구제역 침출수로 추정되는 오염수가 지난 4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시가 뒤늦게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옮겨줬으면 좋겠지만 하필 장마철에 옮겨 불안하고, 만일 잘못돼 침출수가 범람하면 지하수가 더 오염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는 또 가금면 용절리 매몰지도 이전하기로 하고 침출수를 빼내기 위한 유공관을 설치했다.

진천군은 문백면 옥성리와 평산리, 광혜원면 매몰지 등 4곳에 대해 지난 18일부터 이전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는 일죽면 화곡리 우성공원 내 구제역 매몰지 8곳에 대한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성만강 충북대 축산과 교수는 “그동안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유출 가능성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던 충북도와 진천군이 하필이면 장마철에 매몰지를 이전하고 있다”며 “이전과정에서 2차 환경오염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장마철 우기로 인한 습기가 나올 것에 대비해 서둘러 옮기게 됐다”면서 “매몰지에 묻은 돼지 사체가 일부는 썩고 일부는 그대로 있어 주민들이 우려하는 침출수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