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4국 ‘6자회담 재개’ 발걸음 빨라졌다

입력 2011-06-21 18:17

6자회담 관련국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겉으론 남북 비밀접촉 폭로 이후 남북관계가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듯하지만, 물밑 흐름은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주요 의제는 남북 대화를 포함한 6자회담 재개방안 등이다.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도 22일 베이징을 방문해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고, 이어 미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핵문제는 6자회담 참가국들의 협상을 통해 정치·외교적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미묘한 변화의 밑바닥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남북 회담의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한국 정부의 방침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두 사안을 연계시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분리 대응 방침으로 선회하는 태도이다. 이는 물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유연한 대응에 무게를 둔 것이다.

미국 워싱턴을 21일 방문한 위성락 6자회담 수석대표도 출국 직전 “천안함·연평도 문제와 비핵화 협의는 기본적으로 별개”라면서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움직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의 변화는 24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의 결과로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이다. 남북 비밀접촉 폭로 이후 대남 강경태도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어느 정도 진정성을 갖고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 내부 여론의 향방도 주요 관건이 될 수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