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대 후보 릴레이 인터뷰-② 유승민 의원] “양극화 외면해 당 위기”

입력 2011-06-21 18:17


친박근혜계로 한나라당 당권에 도전한 유승민(재선) 의원은 21일 “이명박 정부가 양극화 문제를 너무 등한시해 당에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노선과 정책을 화끈하게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희망이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표도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나라당 위기의 원인을 진단한다면.

“그동안 고통 받는 국민 편에 서지 못했고, 4대강 사업을 잘 하는 것처럼 오만하게 얘기했다. 가난한 사람을 내버려두면서 보수인 양 했다. 제가 반성하는 부분이다.”

-공약 등을 볼 때 상당히 ‘좌클릭’했다는 지적이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누구보다 보수적이다.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을 강조하다 보니 ‘민주당 흉내내기’ 아니냐고 하는데, 민생에 좌우가 어디 있는가. 민주당과 다른 척하기보다는 방법과 실행계획을 놓고 누가 더 옳고, 믿을 수 있는지를 다투는 게 옳다고 본다. 이런 주장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하면 나는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

-4대강 사업 실패한 정책인가.

“예비 타당성 조사도 없이 서둘러 많은 돈을 투입해야 했는지, 또 왜 지류가 아닌 본류부터 하는지 의문이었다. 늦어도 2∼3년 안에 성패가 나올 것이다. 내년부터는 4대강에 큰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 추가 감세 중단 등을 통해 줄인 돈을 대학 등록금, 비정규직, 급식·보육 등에 써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도 공약에 공감하나.

“우리나라 자본주의가 약육강식이나 ‘카지노 자본주의’로 가면 안 된다는 것과 약자에 대한 배려, 어려운 이웃에 대한 국가의 지원에 실패해서 위기가 왔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향식 공천에 동의하나.

“국민과 당원에 공천권을 돌려 드리자는 취지에 동의한다. 그러나 현역의원이 무더기로 재공천되는 것은 국민들이 바라지 않을 것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인재 영입이 필요한데 100% 상향식 공천으로는 이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표가 된다면 총선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탄핵사태 직후 우리는 천막 당사 생활을 하며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했고, 노선과 정책을 바꿨다. 당 화합만 얘기하며, 무통증병에 걸린 정당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 대표가 된다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정책과 노선을 국민과 어려운 사람, 약자를 위해 바꾸는 당내 합의를 이끌 것이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