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孫 6월 27일 회동… ‘6대 민생 현안’ 테이블 메뉴로
입력 2011-06-21 18:28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7일 회담한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회담은 2008년 9월 이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만남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앞서 2008년 5월 회동한 적이 있다.
의제는 대학 등록금 인하 방안, 저축은행 비리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일자리 창출 대책,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계부채 해결 방안 등 여섯 가지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동철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21일 각각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회담 일정과 의제를 발표했다. 회담은 조찬회동 형식으로 진행되며,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단독회동 없이 ‘3+3 회담’으로 개최된다. 청와대는 김 수석과 김두우 홍보수석이, 민주당은 김 비서실장과 이용섭 대변인이 배석한다.
6개 의제 중 등록금 인하 문제와 한·미 FTA가 최대 쟁점이 될 듯하다. 청와대는 한·미 FTA 비준 처리에,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 합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는 크다. 등록금 인하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어떻게 반값이 되느냐. 안 된다는 것을 알면 대학의 질서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21일 “이 대통령이 가진 원칙은 선(先) 대학 구조조정, 후(後) 등록금 인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이후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재원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반면 손 대표는 “반값 등록금을 내년 신학기부터 전면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FTA 국회 비준 역시 청와대는 ‘빠른 시일 내 국회 처리’가 목표인 반면, 민주당은 ‘재재협상’이 당론이다. 절충점을 찾기 쉽지 않다. 민주당은 한·미 FTA를 의제에 포함시키는 데 난색을 표했으나 청와대가 의제로 강력히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백용호 정책실장,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과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 이용섭 대변인이 22일부터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접촉을 시작한다.
절충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등록금 인하 문제와 관련, “반값이라는 단어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대학 구조조정과 재원 마련 등 등록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역시 이 대통령과 손 대표 회동 이전에 등록금 인하 대책 발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등록금과 한·미 FTA 문제를 서로 양보하는 절충안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손 대표가 민주당 내부의 반대가 많은 한·미 FTA 합의 처리를 약속하기는 쉽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수용하기 힘든 주장을 할 경우 손 대표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효재 정무수석은 “(야당 대표와) 오랜만에 만나는 것인 만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결실 있는 만남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회담 결과는) 발표 형식이 될 수 있고 합의문 형식이 될 수도 있다. 모든 회담의 목표는 늘 합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국회 국방위원(22일) 및 외교통상통일위원(23일) 오찬에 민주당 의원들의 참석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영수회담 이후로 날짜를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남도영 김호경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