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사소한 일에도 불안하고 고독하다… “놔두면 병됩니다!”
입력 2011-06-21 17:36
‘마음’ 출간한 국제정신분석가 이무석 박사
“마음은 무쇠가 아닙니다. 눈빛 하나에도 상처받아 아프고, 자존심 건드리는 말 한마디에 뿌리부터 흔들리는 것이 마음입니다. 우리는 사소한 일에서도 억울함, 분노, 불안감, 고독, 수치심, 죄책감 등을 느끼는데 이를 방치하면 병이 됩니다. 이 병은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일으키고 심지어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최근 ‘이무석의 마음’(비전과 리더십)을 출간한 이무석(66·광주동명교회 장로) 박사는 40여년간 마음이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이들이 조금만 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지금처럼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마음도 잘 살펴 주지 않으면 상처 받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마음은 신비로울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으며, 마음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치유하는 힘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을 잘 살피고 보호해 주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행복한 삶, 활력이 넘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마음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는 사람들이 더 이상 마음이 지쳐서 서 있을 수 없을 때 자살을 생각한다며 마음이 힘들어지기 전에 내면을 돌봐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의 내면엔 두 가지 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넌 아주 한심해, 정말 보잘것없어”라는 ‘비난의 소리’와 “아니야, 넌 잘할 수 있어 힘내!”라는 ‘위로의 소리’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살자들은 ‘비난의 소리’ 때문에 오랜 기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 소리가 견딜 수 없어 목숨을 끊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마음속에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충고한다.
“비난의 소리는 유년기에 듣던 아버지나 어머니의 말씀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마음에서 비난의 소리가 크게 울릴 때 그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소리인지, 혹시 유년기 부모의 말씀은 아닌지 따져보고 제압해야 합니다.”
반면 그는 인간의 정신 기능에 ‘자기 위로의 기능’이 있다고 말한다. 이 기능은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실직했을 때 ‘괜찮아. 자, 일어나자. 내가 그동안 쌓은 인맥과 경력도 만만치 않아. 나이도 젊잖아. 이럴 때 툭툭 털고 일어서는 것이 내 특기잖니?’라며 자기를 위로하는 것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런 위로가 저축되면 장성한 뒤, 인생의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때 잠시 슬픔에 빠지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녀가 어린시절 많이 안아주고 인정해주며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평소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치유가 시작됩니다. 크리스천들에게 기도는 하나님 앞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기에 더 효과적입니다.”
그는 책에서 오랜 정신분석을 통해 ‘포기할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미움’ ‘열등감’이 정신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스트레스 요인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그 해소방법을 제시한다. 또 ‘수면’과 ‘타인에게 인정받기’는 정신 에너지의 정신적 공급처라는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
“정신에너지는 마음이 작동할 때마다 필요한 에너지입니다. 사람마다 일정량이 있어 정신 에너지를 엉뚱한 일에 소모하면 마음이 무기력해집니다. 정신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 나타나는 신호가 있습니다. 주의 집중이 어렵고 사람이 싫어지며, 평소와 달리 신경질이 자주 나고 어질러진 책상과 집안 빨래거리들을 치울 엄두가 안 날 때 에너지 체크가 필요합니다.”
그의 결론은 행복한 가정, 단잠,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 이것들은 마음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말한다.
현재 전남의대 정신과 명예교수인 그는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인정한 국내에 5명뿐인 국제정신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