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명화 속에서, 대중음악 속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음성을 듣는다
입력 2011-06-21 17:31
행복한 갤러리/유관재 지음/성안당
노래로 듣는 설교/이충범 지음/대한기독교서회
미술에 대한 이야기로 옷을 입은 하나님의 말씀, 대중이 사랑하는 노래를 성서적으로 풀이한 설교는 독특하고 깊은 감동을 전한다. 명화와 대중음악에 담긴 하나님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는 두 권의 책이 출간됐다. 책들을 통해 우린 눈과 귀로 몸으로 가슴으로 하는 설교를 경험할 수 있다.
◇행복한 갤러리=그림을 소재로 한 설교집이다. 각 설교마다 주제에 부합하는 명화를 선정하고 복음의 메시지를 풀어가는 저자는 “한 폭의 그림 속에 담겨진 화가의 열정과 삶 그리고 세대를 넘어 감동을 느끼는 교감 속에서 말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느낍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의 걸작품이란 사실을,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을 통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창대하신 꿈을,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하녀’를 통해 절제의 의미를, 모드리안의 ‘큰 빨강색 면과 노랑·검정·회색·파랑의 구성’에서 무한하신 하나님의 모습을, 김병종의 ‘바보예수’에서 거룩한 어리석음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카라바조의 ‘마태의 소명’을 통해 우리를 제자로 부르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전한다. “그림 오른편 뒤에서 손을 내밀고 서 계신 예수님이 보인다. 예수님 등 뒤로 한 줄기 빛이 들어오고 있다. 빛은 주님의 명령에 따르기라도 하는 듯, 그의 손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마태를 비추고 있다. 하지만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돈만 보고 있다. 중년의 사내 마태는 깜짝 놀란 얼굴로 자신을 행해 손을 가리키고 있다. “설마 저요?”라는 표정이다.” 저자는 예수님이 이 순간에도 나를 지목해 부르시는데 혹시 나는 자신을 가리키며 “설마 저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묻는다.
또 그는 피카소의 ‘우는 여인’을 통해 우리의 속사람은 울고 있는데 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웃고 있는 가면을 쓰고 있는 현대인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나올 것을 권면한다. “눈물은 우리의 영혼을 정직하게 만드는 생수입니다. 눈물은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키는 샘물입니다. 눈물은 기쁨의 씨앗이고 축복의 거름입니다. 눈물은 주님의 언어입니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그림을 통해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라고 전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진실로 느끼고, 믿고, 산다면, 우리들의 삶은 하나님의 갤러리에 걸린 행복한 그림이 될 것이다. 그 사랑을 전하기 위해 저자는 그림을 통해 우리 마음을 화폭으로 삼아 복음을 그린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어느새 우리 마음에 한 문장을 새겨 넣는다. “당신은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노래로 듣는 설교=저자는 비틀스의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존 레넌의 노래 ‘lmagine’은 사도행전 공동체를 꿈꾸는 노래라고 설명한다. “존 레넌은 소유가 없는 세상을 가정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 모든 것을 나누는 그야말로 이상향의 세상을 노래합니다. 그가 꿈꾸던 세상은 우리가 친숙하게 접하던 사도행전의 그리스도 공동체(행2:43∼47)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즉 존 레넌이 상상하고자 하는 세상은 히브리인들이 광야에서 살던 삶이다. 물도 만나도 메추리도 집에 쌓아두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의 것만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욕심을 낼 수도 없는 환경, 그래서 자신이 먹고 마시고 남은 것이 있다면 모자란 누군가에게 베풀어야만 하는 그런 환경 말이다. ‘자기 것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럴 수 있을까요? 그렇게만 된다면 욕심 낼 일도, 굶주림도 없겠죠. 모두 형제처럼 살게 되겠죠. 상상해보세요. 모든 사람이 이 세상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존 레넌의 lmagine 중에서)
‘노래로 듣는 설교’는 대중음악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음성을 재생한다. 저자는 국내 가수를 비롯해 영미권에서 사람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대중 음악가들의 생애와 사랑, 고뇌와 아픔을 소개하며 듣는 이들의 인생과 사랑, 분노를 설교 속에서 담았다.
대중문화를 세속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전통적인 교회의 입장과 달리 저자는 대중문화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귀를 기울인다. “꿈을 미래의 설계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꿈이 없다면 우리는 미래가 없는 죽음으로 달려가는 급행열차에 탄 사람들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꿈이 있다면 우리는 영원 속에서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가대감에 설레며 살 수 있겠지요. 책에 수록된 설교들은 아브라함의 방황처럼 새로운 땅을 찾아 매일 희망의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유목적인 여정이기도 합니다.”
책에 수록된 10편의 설교엔 노랫말과 노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심오한 철학적 연구와 사고가 녹아 있다.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 로드 스튜어트의 ‘salling’ 등의 노래와 가수들의 삶을 통해 사랑, 희망, 믿음, 평화, 정의, 자유, 영성, 고통, 하나님 아버지, 예수 그리스도 등의 키워드와 신학의 주제들을 쉽게 풀어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