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감사칼럼(44)-낯선곳을 여행한 사람의 감사
입력 2011-06-21 14:56
여행을 떠나는 것은 내겐 언제나 도전이다. 몸이 약한 내게 있어 여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별히 낯선 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모험하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그런데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여행의 신비이다. 비록 여행이 힘들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새로운 힘을 얻는다. 무엇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운다. 랜스 모로우는 “여행은 우리가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우리는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여행을 통해서 배운다. 여행전문가인 한비야 씨는 “여행은 길에 있는 학교다.”고 말했다. 그렇다 여행은 학교다. 여행은 가르침을 준다. 여행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배운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여행은 우리에게 배움을 제공해 주고, 우리를 변화시킨다.
가끔 우리는 누군가를 변화시키겠다는 다짐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우리가 누군가를 변화시키기보다는 우리 자신이 변화되어 돌아오는 것을 경험한다. 설교자인 나는 종종 누군가를 변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돌아온 길에 진정으로 변화된 사람은 자신임을 깨닫곤 한다. 은혜를 끼치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 은혜를 받아 돌아오는 여행이 된 것이다.
여행은 나로 하여금 눈을 뜨게 만들어준다. 여행은 발견이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하고,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고 말했다.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 가이드다. 어떤 가이드를 만나느냐에 따라 여행은 큰 차이를 만든다. 여행할 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여행하느냐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떠난다면 풍경도, 길이도 문제가 되지 않다. 사랑이 여행을 풍요롭게 하고, 사랑이 여행을 아름답게 만든다. 여행과 사랑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던컨 팰로웰은 “모든 여행은 사랑의 탐험이다.”고 말했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손길을 배운다. 역사 속에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난다. 며칠 전에 터키(Turkey) 여행을 다녀왔다. 터키는 내게 낯선 곳이었다. 터키는 인구의 98퍼센트가 무슬림이다. 가는 곳마다 이슬람 사원을 만났다. 그들은 사원을 중심으로 생활한다.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한다. 엎드려 절하며 기도한다. 그들은 알라를 섬긴다. 두려움으로 알라를 섬긴다. 그들은 가르침을 따라 나그네에게 친절했다. 나그네를 환대했다. 또한 한국 사람을 좋아했다. 한국전에 참전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터키 여행 중에 터키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들을 만났다. 정말 전도하기에 열악한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한 여선교사님은 터키분과 결혼해서 두 딸을 낳아 기르면서 선교하고 있었다. 어떤 선교사님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선교하는 분도 있었다.
터키는 성지다. 터키는 사도 바울의 고향인 다소, 최초의 이방인 교회였던 안디옥교회가 위치한 곳이다. 바울이 매를 맞아 가면서 전도했던 곳이다. 하나님이 바울을 통해 놀라운 역사를 이루셨던 곳이다. 터키는 초대교회 성도들이 순교했던 곳이다. 초대 교회 성도들이 머물었던 갑바도기아 동굴은 정말 놀라웠다. 지하로 8층인 동굴 속에서 초대 교회 성도들은 천국을 소망하며 살았다. 그 동굴 속에서 400여년을 자녀를 낳아가며 살았다. 히브리서 11장에 나오는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광야와 산중과 암혈과 토굴에 유리했던 믿음의 선진들이 살았던 곳 중에 하나가 갑바도기아였다.
여행은 우리로 기도하게 만든다. 터키를 여행하면서 터키의 영혼들을 위해 더욱 기도하게 되었다. 사도 바울이 선교했던 현장과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가 세워졌던 곳을 돌아보면서 계속해서 기도를 드렸다. 바울이 선교했던 현장에서 바울의 숨결을 느꼈다. 그렇지만 슬프고 또 슬펐다. 한 때 그토록 복음의 역사가 왕성했던 터키에 아주 소수의 그리스도인만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슬펐다. 여행은 새로운 관계를 맺게 만든다. 터키 여행을 통해 터키와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다. 터키를 다녀온 내게 있어 터키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땅이 되었고, 기도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선교 여행은 귀하다.
이번 여름에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단기 선교 여행을 떠난다. 낯선 곳에서 전도하고, 낯선 곳에서 기도하고, 낯선 곳에서 사랑을 나누기 위해 단기 선교 여행을 떠난다. 한 때 낯설었던 땅과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해 단기 선교 여행을 떠난다. 그들이 낯선 곳을 여행하고 돌아올 때 내가 경험했던 것처럼 감사가 넘치리라고 확신한다.
강준민 목사(LA새생명비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