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내 외국인 근로자 번 돈 1조7000억… 4월까지 22% 늘어 사상 최대

입력 2011-06-20 21:24

조선족 이모(54·여)씨는 2008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가정집 입주도우미를 해오고 있다. 이씨는 월 140만원을 받아 이 중 80만원 정도는 중국 옌지의 집으로 송금한다. 이씨는 “중국에서 약국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 벌이가 훨씬 좋아 당분간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1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를 상대적으로 일찍 극복해 한국 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진 데다 글로벌 영업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외국인 고급인력 영입에 나서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벌이가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월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가 벌어들인 돈은 15억3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09년도(4억4000만 달러)보다는 3배를 웃돈 수치이며 전년보다도 22%가량 늘어났다.

이 중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급된 급료 및 임금은 4억9000만 달러이고 외국인 근로자가 자국으로 송금한 ‘근로자송금지급액’은 1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급료 및 임금은 우리나라에서 1년 미만으로 일한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돈이며, ‘근로자송금지급액’은 1년 이상 일한 외국인 근로자가 자국에 돈을 부친 액수를 말한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급될 돈은 5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3D업종(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업종)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꾸준히 오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국내 취업이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