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금평 개발권 홍콩 기업에 넘긴다”… 中 신문, 북·중 협의서 입수

입력 2011-06-20 18:23

북한이 압록강 하류 섬인 황금평의 개발권을 홍콩 신헝지(新恒基)그룹에 넘길 예정이라고 중국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가 20일 보도했다. 앞서 이 신문은 지난 9일 북한이 신의주 경제특구 건설을 재추진 중이며, 특구의 초대 행정장관으로 신헝지그룹 가오징더(高敬德) 이사장을 기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단독 입수했다는 북·중 간 ‘협의서’를 인용해 북한이 황금평 개발권을 신헝지그룹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임대료는 북한이 당초 1년에 현금으로 5억 달러를 요구했으나, 한발 물러나 곡물 등 북한이 필요로 하는 물품으로 대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또 신헝지그룹은 총 100억 달러를 투자해 황금평을 개발할 계획이며, 북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중국 당국이 손실액의 80%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신헝지그룹에 황금평 개발권을 맡기려는 이유는 중국 기업보다 더 개방적이어서 국제적 외자 유치가 용이하고, 홍콩을 황금평 개발의 롤모델로 삼으려는 계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 각계에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가오 이사장의 정치적 배경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화합물 반도체 생산업체인 신헝지그룹 산하 선전스지징위안(深川世紀晶源)과학기술유한공사가 지난달 자금경색으로 600만 위안(10억원)의 은행 이자를 연체한 것으로 밝혀져 북한 내부에서 한때 반대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북한 측이 신헝지그룹을 황금평 개발업체로 공식 발표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고 신문은 추측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