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큰 역할 기대되는 반기문 사무총장

입력 2011-06-20 17:29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연임이 결정된다. 이미 지난 17일 안전보장이사회가 반 총장 연임 추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함으로써 사실상 결론은 났지만 유엔 192개 회원국 대표의 박수 승인에는 특별한 감회가 있다. 1950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유엔 깃발 하에 모인 연합군의 참전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쟁이 끝난 뒤 50여년 만에 대한민국은 유엔의 제8대 수장을 배출했고, 이제 지난 5년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5년 임기를 더하게 되었다. 작년 G20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대한민국의 저력이 드러난 경사다.

반 총장은 임기 초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나 업무 출장이 200여회에 이를 정도로 부지런한 현장 외교와 온화한 조정력으로 긍정적 여론을 이끌어냈다. 내부 반발을 무릅쓰면서 유엔 개혁에 일정한 성과를 냈고, 기후변화를 세계적 의제로 부각시킨 것은 반 총장의 공적이다. 특히 최근의 아랍권 민주화 시위 때는 이집트 리비아 등 독재정권을 단호하게 비판해 사태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반 총장의 제2기는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아직도 진행 중인 아랍권 민주화의 마무리와 지역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저지가 최대 현안이 될 것이다. 특히 북한의 경우 권력 세습까지 겹쳐 예상 못할 변수들이 잠복해 있다. 이런 시기에 동족인 반 총장이 조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세계의 난제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도 반 총장의 온화한 리더십이 충분히 발휘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