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사랑의 음악학교’ 도움받은 최재원군
입력 2011-06-20 17:55
최재원(16·서울예고)군은 훌륭한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이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좋아했고, 재능도 있었지만 한때 꿈을 포기했었다. 집안 형편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군은 ‘LG 사랑의 음악학교’를 만나면서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지난 11일 예원학교에서 만난 최군은 사진 촬영을 위해 ‘피아노 치는 자세를 잡아 달라’고 요청하자 어색한 듯 쭈뼛거렸지만, 손가락은 순식간에 건반 위를 날아다녔다. 김지현 ㈜캐주얼클래식 대표가 ‘우리 피아니스트’라고 자신 있게 소개할 만한 실력이었다.
최군이 피아노를 처음 친 건 일곱 살 때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재능을 드러냈지만 아버지 홀로 돈을 버는 가정의 4남매 중 막내인 최군이 음악을 전공하기란 쉽지 않았다. 피아노를 계속 치고 싶긴 했지만 그는 결국 열 살 무렵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군을 눈여겨본 새문안교회 이청근 목사가 부모를 설득해 그는 다시 피아노를 칠 수 있게 됐다. 최군은 열두 살 때 피아노를 전공하겠다고 결심했고 예술전문학교인 예원학교(중등과정) 문을 두드려 합격했다. 그러나 그의 앞길이 활짝 열린 건 아니었다. 최군은 “예원학교에 합격하긴 했는데, 레슨을 받을 수 없어 실기 성적이 영 별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이던 2009년 ‘LG 사랑의 음악학교’를 만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이종기 예원학교 교장이 ‘LG 사랑의 음악학교’를 운영하는 김지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최군을 넣어 달라’고 부탁했던 것. 김 대표는 규정대로 오디션을 요구했고, 그걸로 순탄대로였다. 오디션에서 보여준 최군의 재능은 김 대표도 깜짝 놀랄 정도였던 것.
연습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자 최군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학년에서 중간 정도였다는 피아노 실력은 이듬해 9월 열린 음연 콩쿠르에서 1위, 같은 달 삼익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나날이 발전했다.
올해 서울 예술고에 진학한 최군은 “음악학교에서는 그랜드 피아노까지 마음껏 칠 수 있다”면서 “열심히 연습해 나중에 피아노과 교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