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사하로프 박사 부인 인권운동가 보네르 여사 타계

입력 2011-06-19 22:25

옛소련의 반체제 지식인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故)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의 부인 엘레나 보네르(사진) 여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별세했다. 향년 88세.

유족들은 성명을 통해 “보네르 여사가 18일 오후 1시55분 사망했다”면서 “고인은 남편 사하로프 박사가 묻힌 모스크바 보스트리야코노프 묘지에 나란히 안장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통신 RIA 노보스티가 전했다.

보네르 여사는 남편과 함께 대표적인 옛소련 반체제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0년대 말부터 인권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72년 핵물리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사하로프 박사와 결혼했다. 고인은 75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남편을 대신해 수상하기도 했다. 또 80년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 니주니노브고로드주로 추방된 남편을 돕다가 84년 그녀 역시 체포돼 유배생활을 했다.

고인은 남편 사후에도 인권운동에 활발히 참여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도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92년 사하로프 회고록 출판기념회 참석차 방한해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