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민족의 회복, 회개로부터 시작하자”… 예장 합동 ‘기도한국’ 대성회

입력 2011-06-19 19:58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삼봉 목사)은 1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대규모 기도회를 열고 개인은 물론 교회와 교단, 민족의 죄악을 놓고 가슴 치며 회개했다. 교회 수 1만1350개, 성도 수 293만명 등으로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은 2008년부터 ‘기도한국’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대규모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기도회는 2012년 교단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열린 첫 준비행사였다.

서울 인천 대전 천안 의정부 등지에서 온 136개 노회 2만여명의 성도들은 한 목소리로 여호와 하나님께 자신의 소망을 뒀다(시 146:5). 대회장에는 ‘축복 받은 100년, 다음세대를 세우는 총회’ ‘우리 민족을 고쳐주소서’ ‘기도의 골방을 회복합시다’ ‘기도하는 민족은 망하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걸렸다.

설교에 나선 김창근(서울 광현교회) 송용걸(서울 신천교회) 송태근(서울 강남교회) 목사는 ‘감사-회개-헌신’의 주제에 따라 교회 갱신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회는 일체의 허례허식을 빼고 기도와 말씀, 찬양에만 주력했다.

회개의 불을 붙인 사람은 송용걸 목사였다. 미국 시카고 헤브론교회를 담임하다 2007년 한국에 온 송 목사는 음란과 부정부패에 빠진 조국의 죄악을 거침없이 지적하며 회개의 자리에 나서지 못하는 개인과 교회의 회심을 촉구했다.

송 목사는 “북한 땅의 주민들은 독재정권 아래 굶어죽거나 병들어가고 있고 남한은 과도하게 먹고 마시는 등 음란과 부정부패, 우상숭배로 민족적 죄악이 창궐하고 있다”며 “더구나 교회는 고아와 과부는 돌보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는 관심 없으며 주님의 영광이 아닌 사람의 영광을 추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민족의 운명을 놓고 애통했던 예레미야처럼 고통 받는 조국을 위해 부서진 마음으로 통곡과 회개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며 “민족을 묶고 있는 죄악의 족쇄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끊으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신의 타락과 죄악을 놓고 울부짖자”고 선포했다.

이어 송태근 목사도 “한국교회의 위기는 강단의 위기에 있는데, 실용주의와 복음을 혼합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된다”면서 “말씀에 대한 분별과 교회가 사회 앞에 모범적인 자세를 갖기 위해 제사장적 사명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주여!”를 외치고 두 팔을 벌려 개인과 교회를 위해 간구했다. 보혈을 상징하는 붉은색 스톨을 착용한 목회자들은 강단에 올라 무릎 꿇고 기도했다. 특히 2만명이 나지막하게 찬송가 ‘인애하신 구세주여’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부를 땐 전율이 느껴지기도 했다.

준비위원장을 맡아 4년째 대회를 이끌고 있는 정삼지(제자교회) 목사는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이 일하시기에 기도하는 성도가 있는 한 대한민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며 “주님이 분명 이 땅을 치유하시고 평화통일도 앞당겨주실 것”이라고 선포했다. 상임위원장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도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공동체가 교회인데 그 이미지가 실추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욕망의 바벨탑 때문”이라며 “조국과 민족의 영광스러운 부흥과 발전을 위해 회개와 결단, 헌신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박인주 대통령실 사회통합수석비서관을 보내 축사했다. 헌금은 구제와 선교 에 쓰일 예정이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