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싸움은 ‘수도권 리그’… 노선별 짝짓기 예고

입력 2011-06-20 01:18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후보등록 마감(23일)을 나흘 앞둔 19일 나경원 유승민 홍준표 의원의 출마선언이 잇따랐다. 20일에는 권영세 원희룡 의원이 동참할 예정이다. 먼저 출마를 발표한 남경필 박진 의원을 포함하면 모두 7명이 링 위에 올라선 것이다. 특히 원 의원은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번 전대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각오를 밝힐 예정이다.

◇무더기 출마 선언=유 의원은 이날 가장 먼저 여의도 당사를 찾아 “정치인생을 건 용감한 개혁으로 한나라당을 구하겠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지금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심각한 당의 위기”라고 현 상황을 진단한 뒤 “대기업과 가진 자의 편을 들고 끼리끼리 나눠먹는 자세를 고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감세 중단, 토목경제가 아닌 국민을 위한 예산 사용, 무상급식 주장 수용, 청년의무고용할당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4·27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됨에 따라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고민했던 최고위원 출신인 홍준표(4선) 나경원(재선)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둘 다 포괄적인 지도부 책임론은 인정했으나 “내년 총선, 대선 등 큰 판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홍준표), “책임 있다고 소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나경원)며 출마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 앞에, 권력 앞에, 야당 앞에 당당한 한나라당’을 구호로 내세운 홍 의원은 “집권 3년6개월 동안 계파 이익을 앞세운 계파 활동으로 세월을 보낸 결과 민생과 멀어지고 계파 수장들의 입장에만 따라가는 붕당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한나라당 개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정치 강화, 당의 정부·청와대 선도, 개혁 공천 등을 공약했다.

‘당찬 대표론’을 들고 나온 나 의원은 “공약의 번복, 불이행이 정책의 실행 능력까지도 의문스럽게 하고 있다”며 “좌충우돌하는 한나라당, 말만 앞세우는 한나라당이 아니라 책임 있는 여당 의원으로서 신뢰 속에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완전국민공천제도’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정책을 약속했다.

◇합종연횡 움직임=7명 가운데 6명이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수도권 리그’라고 불리는 가운데 정책, 지지기반 등이 겹치는 후보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1인2표제’ 아래서 친박근혜계 유 의원이 누구와 손잡을지가 주목거리다. 유 의원이 공약으로 내세운 감세철회 등이 소장파 등 신주류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소장파 대표격으로 출마한 남 의원과 ‘가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대는 노선 대결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제(18일) 박근혜 전 대표와 통화했는데 ‘당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해보시라’고 말했으며 (공약의) 큰 방향에 공감하셨다”고 소개했다.

반면 나 의원은 감세 철회와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있다. 구주류로 분류되는 친이명박계 의원들 역시 ‘반값 등록금’ 등 신주류 주요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하고 있어 이번 전대에서 신주류의 주요 정책을 둘러싼 노선 대결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장희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