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행동 해커집단 룰즈섹 “日기업 침입 해커 우리가 잡아주겠다”

입력 2011-06-19 22:40

해커집단 룰즈 시큐리티(룰즈섹·Lulz Security)가 연일 예측을 뛰어넘는 돌출 발언과 행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룰즈섹은 18일(현지시간) 일본 게임업체 세가의 트위터 계정(@Sega)에 “너희를 공격한 해커를 잡는 것을 돕고 싶다. 연락하라. 우리는 드림캐스트(세가의 게임기)를 좋아한다”는 글을 썼다. 세가가 전날 개인정보 130만건이 유출되는 해킹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도둑이 다른 도둑을 잡아주겠다고 나선 셈이다.

룰즈섹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세라 페일린에 대한 독설을 19일 트위터에 게재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페일린이 룰즈섹을 테러리스트라고 했다”고 하자 “페일린은 추하다. (17세기 해적이 포로를 처형한 것처럼) 눈을 가리고 뱃전에 내민 널빤지 위를 걷도록 한 뒤 아래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맞받았다. 미 애플사의 아이폰에 관해서도 “영혼을 망치고 지갑을 털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폄하했다.

룰즈섹은 17일엔 단순히 재미를 위해 해킹하고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트위터 메시지 1000개를 기념하는 의미로 보도자료를 내고 “혼란을 일으키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룰즈섹은 그러면서도 조용히 이뤄지는 해킹을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자신들은 비디오게임 ‘브링크’ 이용자 20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것을 알렸지만, 진짜 나쁜 의도를 가진 해커는 해킹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6만2000여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개했지만 특정 사이트와 관련 없이 무작위로 선택된 것이어서 악용될 가능성은 낮다.

룰즈섹은 “소니 등 게임사의 서버를 많이 해킹한 이유는 요청에 따른 것이지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다”며 “법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계속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즈섹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트위터 팔로어는 지난 주말 사이 약 16만명에서 21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룰즈섹은 자신들의 채팅사이트에 1500명이 모이면 미 중앙정보국(CIA)을 다시 한번 접속 불능 상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