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백운산 되찾기 운동… 서울대가 절반 소유 법인화 땐 무상 양도돼 사유화 우려

입력 2011-06-19 17:53

서울대 법인화 불똥이 전남 광양의 백운산으로 튀고 있다.

19일 광양시에 따르면 광양시의회는 최근 서울대 법인화가 이뤄질 경우 서울대 학술림이 46%를 차지하는 백운산이 법인재산으로 양도돼, 백운산을 잃게 된다며 백운산을 광양시민에게 돌려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광양시의회는 “백운산은 명실상부 광양시를 상징하는 영산이며,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후손에 물려줘야할 귀중한 자연유산이고, 일제 강점기 이후 지금까지 서울대에서 관리해 오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며 광양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의회는 이와 함께 “법인화된 서울대에 국유재산을 무상 양도하는 것은 국가재산의 사유화를 인정하는 특혜에 해당한다”며 “이는 향후 제2, 제3의 국립대학이 법인화될 경우 국가소유 관리재산을 넘겨주는 부당한 선례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앞으로 백운산이 서울대에 무상 양도 되는 것을 막기 위해 15만 시민들과 함께 적극적인 사유화 반대 운동을 펼쳐 나간다는 입장이다.

광양지역 시민단체 등도 최근 ‘서울대 법인화에 따른 백운산 지키기 시민행동 준비위’를 결성하는 등 백운산 되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백운산 지키기 시민행동은 “광양 전체 면적의 20%를 차지하는 백운산을 온전히 광양시민에게 되돌려달라”며 “백운산이 서울대 법인의 사유화가 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백운산 지키기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광양시도 서울대가 법인화될 경우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휴양림에 대한 임대료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관리권 이양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백운산은 240㎢의 면적에 강, 바다, 산이 고르게 발달한 덕에 식물생태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명산이다. 남한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식물의 종류가 다양하다. 일제가 강점기인 1912년 도쿄대학 연습림으로 만들었던 것을 광복 후 서울대가 그대로 넘겨받아 백운산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6%가 서울대 소유의 학술림으로 지정돼 있다.

광양=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