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청교도’ 출연 바리톤 김동규 “음악적 요소 강한 오페라 표현·발음 실수 용납 안됩니다”

입력 2011-06-19 17:19


성악가가 오페라에 출연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라면 다르다.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이고, 단독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목이 생명인 성악가로서는 지나치게 바쁜 일정이다. 그는 요즘 MBC TV ‘댄싱 위드 더 스타’에도 출연하고 있다.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를 물었다.

“출연을 제의받고 6개월 동안 고사했어요. 하지만 ‘인생에 한 번쯤 도전해보는 일이 어떤가’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춤을 배우기 전과 지금은 모든 것이 다릅니다. (춤을 출 때는) 돌아서도 그냥 돌아서는 게 아니라 춤다워야 해요.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오페라 가수로서 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춤을 배운 사람이 무대에 서 있는 것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서 있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요.”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춤을 주제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문희준 이봉주 김영철 등 각계의 유명인들이 출연해 탱고를 배운 뒤 경연을 통해 매주 탈락 팀 하나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는 “나는 평생 무언가에 도전해왔다”고 말했다.

도전이라는 그의 말대로, 이제껏 그의 삶은 일반적인 성악가의 그것과는 달랐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베르디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한 경력이야 그렇다 쳐도, 성악가로서는 드물게 영화음악 뮤지컬음악 등 대중적인 레퍼토리를 선보여 왔다. ‘클래식은 대중음악’이라는 생각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한다.

“클래식은 대중음악이에요. ‘클래식은 대중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대중을 의식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클래식이 대중음악이 아니면 클래식 듣는 사람들은 귀족이란 말인가요?(웃음) 저는 좋은 음악을 들으면 부르고 싶어져요. 식당에서 나오는 노래가 좋으면 그냥 들어 넘기지 않고 바로 작업합니다. 저는 제가 성악가라기보다 아티스트로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작업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인다.

“저는 끊임없이 도전해왔어요. 클래식과 우리 노래에서부터 라틴음악, 멕시코음악 등등…. 무대에서 부르면 사람들이 ‘언제 그런 걸 다 외웠냐’고 합니다. 그 음악들을 제 목소리로 부르려면 많은 작업이 필요해요. 항상 준비해놓고 있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잘 팔릴 것 같으면 사놓고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기에 당연한 말이지만 그는 대중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대중문화계의 최근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냈다.

“‘오페라 스타’도 괜찮은 프로그램입니다. 단 대중가수들이 성악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불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악가들을 따라하는 바람에 흉내내기에 그쳐버렸어요.”

“최근 주목받는 팝페라 가수들은 좀 아쉬워요. 음악의 기본에 좀 더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나자 그는 오페라 연습을 위해 연습실로 올라갔다. “좋아하는 일을 할 뿐 별도로 건강관리는 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서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