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부, 아프간 철군 시점 내년 가을까지 연기 건의”

입력 2011-06-18 00:42

미국 군부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음달로 예정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규모 철군 시작 시점을 내년 가을까지 연기할 것을 건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의 탈레반 반군은 해마다 날이 따뜻해지면 서방 연합군과의 교전이 늘어나기 때문에 여름에 미군 병력이 얼마나 있느냐가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미군 당국은 그동안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지역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대규모 철군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프간에는 현재 증파병력 3만3000명을 포함해 약 10만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으며 아프간 당국이 모든 안보 책임을 인수하는 2014년 말까지는 극히 일부 병력만 남길 계획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오는 7월부터 아프간에서 대규모 철군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여서 이번 건의가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군 간부들은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이번 철군 연기 제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철군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정치적 고려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7월 철군 계획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병력 규모와 대상 등은 여전히 미지수다. 로버트 게이츠 장관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국제 아프간 치안지원군(ISAF) 사령관은 아프간 철군문제를 놓고 이번 주부터 오바마 대통령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