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슈퍼 내년까지 1만개로 늘린다

입력 2011-06-17 21:40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서민 체감경기 끌어올리기에 맞췄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서민·중소기업·영세자영업자 등 ‘윗목’까지 돌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수출과 내수 불균형이 거시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를 불러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골목슈퍼(나들가게) 1만개 육성, 전통시장 제품 구입 때 소득공제율 확대, 방학 분산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왜 내수 활성화인가=정부는 1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내수 활성화를 집중 논의했다. 기획재정부는 토론회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부가 내수에 주목하는 것은 내수 경기가 살아야 서민,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에 돈이 돌기 때문이다. 돈이 돌아야 일자리가 생기고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이 심각해졌다. 성장의 열매가 수출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서민들은 소외되고 있다. 1분기에 4.2% 성장했지만 수출이 3.1% 포인트를 기여했고, 내수 기여도는 1.1% 포인트에 불과했다. 내수와 직결된 자영업 취업자는 지난달 4만9000명이 줄어 2006년 5월 이후 61개월째 내리막이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다. 소비자물가가 5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국가채무가 400조원에 육박하면서 내수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기엔 부담이 크다.

◇골목경기·국내관광 띄운다=정부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국내 관광산업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골목경기·국내관광에 온기가 돌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나들가게를 1만개로 늘리고, 자생적 물류시스템을 구축할 생각이다. 전통시장 제품을 사면 소득공제율을 늘려준다거나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구축, 소셜커머스에 중소기업 전용관 개설, 국방 분야에 중소기업 진출 확대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저울질하고 있다.

또 국내관광 띄우기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재량휴업을 활용한 방학 분산제 도입, 휴가 분산효과를 노리고 있다. 내년부터 실시하는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학습 여행 프로그램 개발, 청소년 스포츠클럽과 리그제 활성화, 청소년 문화예술·체육 캠프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택(古宅)·종택(宗宅)을 체인·브랜드화해 고품격 가사문화 체험공간으로 육성하고, 고궁을 고품격 문화관광 체험 명소로 조성하는 대안도 나왔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