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다 썩은 것처럼 보인다” MB, 공직비리 질타
입력 2011-06-17 21:17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국민들에게는 우리나라가 온통 썩은 나라처럼 보인다고 한다”고 공직사회를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민생 점검 및 공직윤리 확립을 위한 장·차관 국정토론회’에 참석, 정부 부처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집권 4년차인 이 대통령이 공직 기강을 다잡고, 강력한 국정 장악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제5차 국민원로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공직자의) 부정비리 문제가 복잡하고 시끄럽더라도 이번 기회에 단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호하게 할 생각이 없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임기 전날까지 할 것은 하려고 확고하게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두우 홍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반값 등록금 논란과 관련, “어떻게 반값이 되느냐”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안 된다는 것을 알면 이 기회에 새로운 대학의 질서를 다시 만들고 대학교수들도 새로운 자세로 할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반값 등록금에 대한 부정적 입장과 대학 구조조정 필요성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대학이 얼마나 안일하게 해왔는가”라며 “외국 대학 총장은 1년 열두 달 (기부금 구하려고) 돌아다닌다. 우리나라 총장들은 뭐하느냐. 등록금 받아서 하고, 정부에 로비해서 연구비 타서 연구하는 것처럼 하면서 학교에 쓴다. 이렇게 지내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을 겨냥, “검찰과 경찰이 싸우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며 “(국민들은) 밥그릇 싸움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