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 훈장’ 메가폰 잡고 교육영화 만들었다… 김봉곤씨 ‘훈장과 악동들’ 시사회

입력 2011-06-17 18:27

경남 하동 ‘지리산 청학동 훈장’ 김봉곤(44)씨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김씨는 17일 창원시 창원대 종합교육관에서 자신이 메가폰을 잡아 제작한 교육영화 ‘훈장과 악동들’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초등생 50명이 부모의 품을 떠나 김씨가 훈장으로 있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의 ‘민족학당’에서 14박15일간 효와 예절을 배우는 과정을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해 픽션은 없다.

이날 시사회에서 김씨는 “교육영화라고 해서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3년 전부터 영화제작을 구상했는데 지인들이 예술영화나 교육영화는 식상한 스토리로 인해 관객이 외면할 거라며 영화제작을 말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영화는 카메라 3대를 동원해 제작됐으며 4개월간의 편집과정을 거쳤다. 김씨는 감독 겸 주연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훈장으로 출연했다.

영화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학당을 찾은 어린 아이에게 김씨가 특유의 사투리로 “니들 여기 왜 왔냐”고 묻고 아이들은 “어머니께서 인간이 되라고”라며 말꼬리를 내리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씨는 “니들 인간 못 되면 집에 못 간다”고 겁을 주지만 2주가 지난 뒤 아이들은 부모와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며 부모 품에 다시 안긴다. 한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산골에서 강추위를 견디며 부모에 대한 감사와 올바른 가치관을 깨닫는 실제교육 과정 등을 담았다.

김씨는 정식으로 영화를 배우지는 않았지만 1991년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기도 했으며 한국문화학교 공연예술아카데미 연기반 수료, 국립중앙극장 창극단 연수단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누구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올바른 가치관을 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투자는 하지 않는다”면서 “관심도가 먼 현실을 바꾸기 위해 교육영화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사회에는 김씨의 20년 지기인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참석해 격려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