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대란 이어 정보 유출까지

입력 2011-06-17 21:40

농협이 지난 4월 전산대란을 겪은 데 이어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투자자들의 매매 내역이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NH투자증권은 16일 오후 2시부터 30분 동안 시세조회용 HTS에 투자자 10여명의 거래 내역이 실시간으로 노출됐다고 17일 밝혔다. 사고 내용은 한 고객이 주식 토론방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체결알림판’ 창에는 상세체결내역이란 제목 밑에 투자자 이름과 계좌번호, 체결 종목·가격, 거래량 등이 담겨있다. 당시 시세조회용 준회원으로 접속한 고객은 증권사 직원도 접근이 불가능한 거래 정보를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해킹이나 시스템 오류는 아니며 직원이 체결내역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전산프로그램을 잘못 입력해 일어났다”면서 “현재까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는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증권사 HTS에서 거래된 내역이 고스란히 유출된 것은 이례적으로 시스템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증권업계 전체 전산장애 민원·분쟁에서도 NH투자증권이 70.6%를 차지해 전산망 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코스콤(한국증권전산)의 전산망을 임차해 HTS를 이용하던 NH투자증권은 지주사 전환 뒤 자체 전산망으로 바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금융실명제를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보고 있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사를 하겠다”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