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US오픈 첫날, 양용은 3언더파 공동 2위… 양 “감 잡았어”
입력 2011-06-17 18:26
파3홀은 프로 골퍼들에게 부담이 크다. 파4홀이나 파5홀은 티샷을 실수해도 다음 샷에서 만회할 수 있지만 파3홀은 티샷 실수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첫 번째 홀에서 파3홀을 만나면 세계정상급 선수들도 긴장한다.
실제로 1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 블루코스(파71·7574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11회 US오픈(총상금 750만 달러·우승상금 135만 달러) 1라운드 첫 티샷을 10번 홀(파3·218야드)에서 시작한 선수 78명은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랭킹 5위인 필 미켈슨(미국)은 이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려 결국 2타를 잃었고, 재미교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과 일본의 골프영웅 이시카와 료도 티샷을 모두 해저드에 넣어 나란히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바람의 아들’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달랐다.
경기 후 “10번 홀에서 티샷을 할 때 제발 그린 위에만 올라가라고 기도했다”고 했던 양용은은 스타트 홀인 이 홀에서 기분 좋게 버디를 한 뒤 13번 홀(193야드), 2번 홀(233야드), 7번 홀(173야드) 등 나머지 파3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낚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날 출전 156명 중 파3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양용은이 유일하다. 양용은도 “투어를 10년 넘게 다녔는데 한 라운드를 돌면서 파3홀에서 모두 버디를 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첫날 경기를 잘 치렀기 때문에 남은 경기도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를 정복한 양용은은 파3홀 ‘버디쇼’를 앞세워 첫 날 3언더파 68타를 치며 단독 선두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3타 뒤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양용은은 최근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던 부진을 털어내고 2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해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한국인 첫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왕에 등극했던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US오픈에 처음 출전했지만 2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4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경주(41·SK텔레콤)는 공동 127위(6오버파 77타)로 떨어졌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