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선수 사용 악품 ‘페로빈 주’ 도핑방지위 “금지약물 아니다”

입력 2011-06-17 21:42

경찰이 마라톤 선수들의 약물 복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분석을 의뢰한 약품은 금지약물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도방방지위는 17일 “강원지방경찰청이 분석을 요청한 약품은 ‘페로빈 주’라는 것”이라며 “이는 금지약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페로빈 주는 인체에 철분이 부족한 사람이 주로 복용한다. 이번 의혹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만화(51) 마라톤 대표팀 감독은 생리를 겪는 여자 선수들의 빈혈 치료 목적으로 철분이 함유된 조혈제를 주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KADA는 다만 페로빈 주가 금지약물은 아니지만 사용 과정에서 금지 방법을 어겼는지에 대해서는 의학 전문가들과 자세히 검토해 조치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계도핑방지규약 ‘금지 방법’ 항목은 인위적으로 산소를 섭취하거나 산소 운반능력을 향상시키는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 감독과 간판선수 지영준(30·코오롱)이 금지약물 사용 연루설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감독과 지영준은 이날 대한육상경기연맹을 통해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경찰의 조사결과를 기다리면서 훈련에만 열중하겠다”고 말했다.

연맹도 “내부 조사 결과 일부 육상지도자의 악의적 제보로 판단하고 있다”며 “정황상 정 감독의 진정성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연맹은 또 2007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지영준과 이선영이 출전한 주요 대회에서 도핑 검사를 한 결과가 모두 ‘음성’이었다고 밝혔다. 연맹은 이와 함께 조만간 별도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실체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