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만 잘 입어도 3㎏은 날씬해 보여요”

입력 2011-06-17 17:40


‘우리 엄마를 부탁해∼’ 정수기 회사의 TV CF에서 소녀시대 유리의 ‘깐깐한 엄마’로 나오는 박시현(48)씨.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유리와 함께 막춤을 추는 그의 모습에 ‘귀엽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라 대형 포털에는 ‘그가 누구인지 알려 달라’ ‘소녀시대의 진짜 엄마냐’ 등등의 질문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아버지 반대로 20대 때 포기했던 모델의 꿈을 30대에 이룬 아줌마 모델이에요, 호호.”

그는 결혼해 출산한 뒤 1995년 홈쇼핑에서 모델을 시작했다고. 요즘 40대를 위한 여성캐주얼 브랜드 ‘라젤로’의 피팅 모델도 하고 있다. 1m63에 55㎏으로, 보통 아줌마들보다는 날씬한 편이지만 일반 모델보다는 상당히 통통한 편. 바로 그 점을 인정(?)받아 2009년 여름 발탁됐다. 피팅 모델은 시제품이 나오면 입어본 다음 불편한 점 등을 점검해 디테일을 고쳐나가는 역할을 한다. 박씨는 40대 후반으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곱고 날씬한 몸매지만 옷 속에 숨겨 놓은 나잇살은 꽤 있다고 자백(?)한다.

“배와 옆구리, 팔뚝에 붙어 있는 ‘아줌마 3종 살 세트’가 제게도 있지요. 그렇게 안 보인다면 옷 덕분이고요.”

그는 피팅 모델을 하면서 나잇살을 감추기 위해선 중년여성들을 위한 브랜드를 입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미스(MISS) 브랜드의 66 사이즈가 맞기는 하지만, 입었을 때 팔뚝과 등, 배, 허리에 숨어 있던 살을 여지없이 드러내준다는 것. 그는 미시(MISSY) 브랜드 55를 입는다.

미스 브랜드 66보다 미시 브랜드의 55가 편하면서 군살을 적당히 가려주는 이유는 무얼까. 몸무게가 20대 때와 비슷한 40, 50대들도 대부분 목과 팔, 배에 군살이 붙고 가슴과 엉덩이는 아래로 처지게 마련이다. 몸무게가 많이 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라젤로 디자인실 김경희 실장은 “미시 브랜드는 체형 변화를 고려해 미스 브랜드에 비해 목선과 암홀, 소매통을 좀 더 넉넉한 사이즈로 만들고 등살과 뱃살을 커버하도록 상의 기장과 바지의 밑위길이를 길게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변형된 가슴과 히프 선을 편하게 감싸면서도 시각적으로 처져 보이지 않도록 디테일에 신경쓰고, 부위별로 과학적인 패턴과 사이즈를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미시 브랜드를 입는 것만으로 군살이 완전하게 가려져 날씬해보이지는 않는다. 약점 부위를 가릴 만한 디자인을 골라 입는 눈썰미가 필요하다.

아줌마 3종 살 세트 중 여름에 가장 걸리는 부분은 팔뚝살. 김 실장은 “몸에 딱 붙는 반캡 소매를 많이 선택하는데, 두꺼운 팔뚝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면서 “소매가 사선형으로 되어 있거나 주름이 잡힌 러플 소매, 어깨 절개선 없이 툭 떨어지는 드롭 소매 등이 팔뚝 위쪽 굵은 부분은 가려주면서 상대적으로 가는 부분을 드러내 날씬해 보인다”고 일러준다. 사시사철 문제지만 여름에 특히 고민인 뱃살과 옆구리살도 방법은 있다. 김 실장은 “불규칙한 프린트나 잔잔한 꽃 프린트, 마나 특수가공한 인견 등 빳빳한 느낌이 드는 소재의 롱블라우스를 입으면 몸의 굴곡이 잘 드러나지 않아 웬만한 뱃살이나 옆구리살은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선이 높게 잡히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넓게 퍼지는 엠파이어 스타일, 프릴이나 주름이 장식된 전위적(아방가르드)인 스타일의 블라우스나 셔츠도 효과적이다.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총체적인 난국(?)에 처해 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올가을 새롭게 선보일 미시 캐주얼 브랜드 ‘이사베이’의 디자인실 김윤정 실장은 “무조건 감추려 하지 말고 자신이 없는 부분에서 자신 있는 부분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하체에 자신 없는 사람은 상의에 굵은 목걸이나 큼직한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거나, 화려한 스타일의 상의를 입어 시선을 위로 끌어올리도록 한다. 중년여성들 중 상체는 풍만하지만 종아리는 날씬한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럴 땐 무릎길이 스커트나 반바지를 입어 그쪽을 강조해준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사진=구성찬 기자 mskim@kmib.co.kr